이 책은 개항을 전후로 한 시기 이후 우리 고등교육 변천을 다룬 저서이다. 광복 이후 60년 한국 고등교육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窮僻이다. 그런데 놀랄 만한 일은 참담할 만치 궁벽함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적확하게 60여 년 성취를 요약하자면 한국 고등교육은 “궁벽에서 핀 꽃”이다. 그처럼 궁벽한 가운데 꽃을 필 수 있는 힘의 본성은 무엇이며, 어디서 또 어떻게 흘러 나왔다. 이 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가 부담할 수 있는 이상의 대가를 치르지는 않는가? 혹 성공이란 말을 상쇄할 정도의 희생을 치른 것은 아닌가? 이 꽃은 고등교육을 매개로 한 사회평등화에 과연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고등교육도 여전히 불평등의 대물림을 숨기고 또는 오히려 은연중에 그것을 확대하고 있는가? 오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매우 복잡한 고등교육 현실 또한 그 어느 때 보다 교육사회학자의 실증 자료 분석과 냉정한 쟁점 토론이 필요한 분야이다.
목차
1장 서장
2장 조선 후기 무정형 고등교육
3장 동서문명 교섭기 기술관료 양성
4장 일제 강점기 제국대학과 전문학교, 1910-1945
5장 민족지성의 분열과 대학의 분단, 1945-1948
6장 만민고등교육의 구현, 1948-2007
7장 세계 변방에 나타난 연구대학: 서울대학의 자강 사례 분석, 1999-2007
8장 한국고등교육의 오늘과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