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와 교육 > 교육학

오늘날 교육학 이론에는 교육에는 ‘내재적 목적’이 존재하며 교육 고유의 가치 혹은 ‘본질’이 존재한다고 하는 관점이 있습니다. 교육철학 영역에서는 상당히 유력한 이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교육에 고유한 가치와 내재적 목적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매우 독특한 관념입니다. 적어도 동아시아의 사고의 전통에서 보면, 이러한 생각은 매우 새로운 것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통치와 교육은 마치 쌍생아처럼 늘 붙어 다니는 관계였습니다. 서양의 경우는 약간 다릅니다. 적어도 근대 이전의 서양에서는 동아시아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서양 역시 17세기 무렵부터 통치와 교육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통치와 교육을 준별하는 사고방식은 최소한 동아시아의 지적 전통에 속하는 것은 아니며, 어쩌면 서양의 전통과 모종의 관련성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동아시아의 한국에 살아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관념이 어떠한 역사적 경로로 지금의 우리의 사고에 자리잡게 되었는지, 그 자체로 하나의 흥미로운 연구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다루는 여덟 개의 작은 주제들은 각자 독립된 내러티브이지만 동시에 통치와 교육의 관계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로 엮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가 은연중에 자명시하고 있는 여러 ‘교육의 통념’의 근거를 묻고자 합니다.

목차

머리말 / 3

제1장 최초의 학교는 누가 세웠나? ·······························9
최초의 학교와 그 창설자 ··································10
문자의 발명과 교육 ·······································18

제2장 ‘국가의 기원’을 가르친다는 것····························29
조선시대의 역사인식 ······································31
국가에 관한 ‘신화’ 또는 ‘망각’ ····························42

제3장 국자감과 성균관··········································47
국자감의 설립 ············································48
국자감에서 성균관으로 ····································53
교육제도와 국제 역학 ·····································57

제4장 ‘학위성인’(學爲聖人)이라는 관념의 역사···················65
학위성인(學爲聖人) 혹은 성가학(聖可學)이라는 관념 ·······69
‘학위성인’을 부정한 오규우 소라이 ························77
‘학위성인’과 진리의 역사 ··································80

제5장 조선시대 왕(王)의 교육···································83
성리학의 ‘군사’ 이념 ······································84
조선왕조와 ‘군사’ 이념 ····································87
맹자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101
 

제6장 통치와 교육의 관계······································111
근대 이전 동아시아에서의 통치－교육 관계 ···············113
근대 이전 서양에서의 통치－교육 관계 ···················123

제7장 서양 근대교육과 폴리스·································135
근대교육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 ·························136
국가이성과 폴리스 ·······································142
근대교육과 폴리스 ·······································146

제8장 한국 근대교육의 탄생···································153
‘서양 충격’(Western Impact)과 동아시아 근대교육 ········154
한국 근대교육의 출현: 박영효 ｢개화상소｣와 유길준 『서유견문』을 중심으로 ···························160

부록1 ‘현재의 역사’와 역사교육································177
1. 역사서술과 역사교육의 일반적 관계 ···················177
2. ‘현재의 역사’가 의미하는 바 ··························182
3. ‘현재의 역사’와 역사교육 ·····························192
부록2 ‘하나의 역사로 가르치는 일’의 무모함···················197

저자소개

정규영
청주교육대학교 교수.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 후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동서양 교육의 역사>, <한국 근대사회와 문화 III>(공저)이 있다. 미셸 푸코에 관심을 가지고서 교육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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