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나는 현상에 대한 설명 못지않게 해석에 무게를 상당히 실었다. 교육은 중단할 수 없는 과업이다. 우리는 교육을 계속하면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한가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만은 없다. 젊은 한국인들은 부모 세대들이 그랬듯이 긴박하게 생활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과 미국을 모형으로 하여 따라가기와 따라잡기에 혼신을 다해 왔다. 이 과제가 언제 끝날지 또는 끝날 수나 있을지 모르는데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들, 남미 국가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이 언제 우리를 완전히 따돌릴지 알 수도 없다. 우리는 내부적으로는 공정한 준거 아래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외부를 상대로 할 때에는 긴밀하게 결속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내부 경쟁을 투쟁처럼 치루면서 지친 나머지 외부에 대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나는 이 책으로 인해 우리들이 더 이상 스스로 비하하지 말아야 하며, 그렇다고 오만해서도 안 됨을 주장하려고 한다.]
우리가 이루어낸 한국의 현대사는 자존심을 갖기에 충분하지만 우리가 이루어야 할 미래는 결코 만만치 않다. 한국의 현대교육사는 의지의 결과이어서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미래는 결코 녹록치 않다. 미래는 예측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위기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열정적 의지에 더하여 냉정한 예지도 갖추어야 한다.
목차
<서문> 한국의 교육: 드라마에서 딜레마로 전환 5
<감사문> 감사와 소망: 구상에서 출판까지 21
I. 한국 현대사의 회상: 열망과 성취의 드라마 33
1. 한국 현대사 60년: 정치, 경제, 사회의 기론 36
2. 정체성의 갈구와 안전 욕구: 격동기의 현실적 전략 52
3. 성장과 분배의 갈등: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괴리 65
4. 고조된 열망과 심화되는 박탈감: 출세주의의 역습 74
5. 공정성과 창의성의 난망: 공적 이익의 손실 84
II. 한국 교육의 역설적 변화 93
1. 교육 격변기를 이해하기 위한 상상력 97
2. 교육의 공적 가치: 신념화된 교육결정론 108
3. 교육의 사적 의미: '교육신화'에의 집착 130
4. 한국 현대 교육사의 역설: 드라마에서 잉태된 딜레마 151
5. 한국 교육정책의 한계와 과제: 획기적 전환점 169
6. 한국의 교육과 한국교육: 이상과 현실의 간국 189
7. 변화하는 사회와 생애주기에 조응하는 교육: 교육의 시대적 재개념화 216
III. 드라마로서의 한국 교육 237
1. 건국과 자립을 위한 교육: 교육입국론의 의지 242
2.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서의 교육: 발전교육론의 적용 257
3. 계층 상승의 결정적 도구로서의 교육: 교육출세론의 신념화 275
4. 학교교육 효과의 자의적 각색: 한없이 가열되는 교육열 290
IV. 위기가 감도는 한국 사회 301
1. 위계화와 양극화: 서열화와 차별화의 만연 303
2. 조화의 종언: 경쟁을 넘어 갈등으로 악화 322
3. 공격적 평등주의의 확산: 공정성 시비와 인색한 인정 328
4. 지식과 정보에 대한 오해: 유사 지식에의 몰입 342
5. 획기적 성공에 터한 자만: 총체적 위기의 조짐 351
V. 한국 교육의 딜레마적 현상들 371
1. 압축 성장의 후유증: 희망과 기대의 상실 377
2. 부모주의의 지배: 입지전 세대의 체험에 따른 집착 386
3. 과잉 학력의 예견된 악몽: 변별력을 상실한 학력 405
4. 명품 학벌에의 저돌: 스펙 쌓기까지 추가 432
5. 관리되는 아이들: 정체성과 존재감을 잃어 가는 아이들 461
6. 청소년들의 이른 소외: 꿈도 현실도 외면하는 청소년들 479
7. 실업의 확산과 청년실업의 악화: 속성론과 구조론의 비현실적 시비 496
8. 고학력 여성의 딜레마: 유자녀 여성 친화적 노동시장의 촉구 510
9. 비전 없이 군림하는 정부: 즉흥적 단기 교육정책의 한계 528
10. 학교교육의 위기: 만병통치약에서 동네북으로 전락 541
11. 평생교육의 제도화: 학습사회를 위한 재개념화 553
VI. 한국 학교교육의 직시와 해석 561
1. 한국의 학교 현실: 외면, 기만 또는 무지 564
2. 가정교육과 유치원: 불평등의 기원 584
1) 학교 이전 가정교육: 부모주의의 독주 586
2) 유치원: 선행학습의 산실로 변질 591
3. 초등학교와 중학교: 의무교육의 허구 597
1) 초등학교: 밀착 관리되는 아이들 599
2) 중학교: 사춘기로 허용되는 무절제와 무규범 604
4. 고등학교: 비현실적 열망과 현실적 좌절의 강화 608
1) 일반계열 고등학교: 파괴적 재계열화 611
2) 실업계열 고등학교: 현실적 대안의 포기 615
3) 직업교육의 모형 찾기: 사회자본을 통한 새로운 진로 627
5. 고등교육: 사회적 의무교육으로의 변질 636
1) 전문 대학: 정체성 위기와 잠재된 발전가능성 638
2) 4년제 대학: 공급 과잉에 의한 청년실업의 산실 644
3) 한국의 대학생: 익숙한 소비와 허망한 소득의 부조응 671
4) 대학 입시 제도의 난맥: '입학사정관제'의 본질적 한계 681
5) 대학원: 실력, 장식, 또는 대피 687
6. 교사의 자질, 자격, 역할: 미국, 핀란드, 한국의 모형 693
VII. 한국 교육의 변화: 추세를 전환으로 703
1. 현실 직시: 위기로부터 발전적 전환의 출발 710
2. 구상과 의지에 의한 결행: 간파, 계획, 실천의 필요 729
3. 열망의 조절: 망상과 절망에서 탈피 741
4. 생애주기에 적합한 전인교육의 추구: '삶의 과정'으로서의 교육 754
5. 위기로 빠져드는 한국 교육: 탈출과 발전을 위한 모형 탐색 772
6. 미래 한국을 위한 교육: 성장과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서 780
7. 한국 교육의 발전적 전환을 위한 교육정책: 구상하는 연습부터 800
참고문헌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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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오욱환
http://home.ewha.ac.kr/~oookwhan오욱환은 1971년 서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사관(ROTC)으로 병역을 마친 후, 197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행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가을 학기부터 1983년 여름까지 미국 일리노이 주 어바나-샴페인 시에 있는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 교육정책학과에서 교육사회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84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1992년 6월부터 2년 동안 한국교육사회학회 회장을 맡았으며, 2010년부터 2년간 한국교육학회 학술상심사위원장직을 수행하였다.
그는 교육학을 종합학문과 실천학문으로 규정하고 교육학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교육학이 종합적 속성을 되찾으려면 하위 영역 사이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경계를 허물어야 하며 실천적 속성을 잃지 않으려면 교육현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과 확신에 스스로 충실하기 위해, 교육학 하위 영역들의 접목과 교육현상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시도해 왔다. 교육사회학, 비교교육학, 교과과정사회학, 여성교육학, 평생교육학, 교육정책학, 고등교육, 교육사회심리학, 교육역사사회학 등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계속해 왔다.
그는 2004년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우수교수로 선정되었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교수 시절에 담당했던 과목들의 수업계획안들이 실려 있다. 같은 해 한국교육학회로부터 "한국 사회의 교육열: 기원과 심화"로 한국교육학회 학술상을 수상하였다. 2010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가 수여하는 '이화학술상'을 수상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제공하는 '인문사회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 우수학자지원'에 선정되었다.
그는 영역과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주제를 선택하여 논문을 작성한 후 심사를 받아야 하는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투고하고 게재해 왔으며, 논저의 집필에 학자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있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사회자본의 교육적 해석과 활용: 콜먼으로부터 그리고 그를 넘어서"(2013), "베버 패러다임 교육사회학의 구상"(2010), "조기유학, 유토피아를 향한 출국"(2008). "교사전문성: 교육전문가로서의 교사에 대한 논의"(2005), "교육사회학의 이해와 탐구"(2003), "한국사회의 교육열: 기원과 심화"(2000), "미군 점령시대의 한국교육: 사실과 해석"(1993) 등이 있다.